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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잔히 인디 게임/미제사건은 끝내야 하니까

미제사건은 끝내야 하니까 / Review+ / 드디어 해결할 수 있는 건가?!

by 인디고링스 2024. 1.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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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한 할머니 앞에 경찰이 나타납니다. 할머니는 전직 경찰이었습니다. 경찰 시절 하나의 풀지 못한 미제 사건이 있었고, 시간이 흐르면서 미제 사건은 그 자세한 사항은 잊혀져 가고 감정만 남아 할머니를 무력하게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 앞에 나타난 경찰의 생각은 다릅니다. 할머니의 생각을 정리하고 진술자를 가려내고 순서를 되짚으며 잊혀진 진실을 조금씩 밝혀내기 시작합니다. 이제 당신은 할머니의 머릿속으로 들어가 뒤죽박죽 되어 있는 진술을 분석해야 합니다.

 

1. 무려 약 3년 반만에 등장한 SOMI의 신작

SOMI는 한국 인디 개발사입니다. 이 곳에서 만든 게임 3개가 일명 '죄책감 3부작'이라고 하여, '레플리카', '리갈던전', '더 웨이크' 가 있습니다. 제 경우 '더 웨이크'는 해보지 않았으나, '레플리카'와 '리갈던전'을 해 본 적이 있습니다. 이 두 게임은 정말 신랄하게 정부와 공권력을 비판하는 내용이었는데, 짧은 플레이타임에도 불구하고 강렬한 인상을 던졌었습니다.

 

'레플리카'의 경우 국가 권력을 소재로 하였으며, 스마트폰을 조작하는 듯한 체험을 제공하여 쉽게 접근할 수 있습니다. 이 게임은 또한 스마트폰으로도 나와 있기도 합니다. 전체주의 국가단체로부터 스마트폰을 조사하라는 명령을 받은 플레이어는, 어떻게 플레이 하느냐에 따라 엔딩이 달라집니다. 감시를 당하긴 하지만, 잘만 플레이하면 자유를 누릴 수도, 혹은 한층 깊은 플레이를 통해 권력의 앞잡이가 될 수도 있습니다. 간편한 조작에, 묘하게 연상되는 당시의 한국 정치 분위기와 맞물려 꽤 좋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리갈던전'은 경찰이 수사 서류를 작성하고 제출하는 식의 게임입니다. 서류를 제출하는 방향에 따라 가해자와 피해자가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바뀌기도 하고, 이에 따라 서류를 작성하는 플레이어의 운명도 결정됩니다. 마치 '페이퍼 플리즈'처럼 게임에서 일을 하는 느낌을 주기도 하고, 법정 용어나 힌트가 그다지 친절하지 않아 접근하기 어려운 감이 있습니다. 심지어 내용도 너무 쓰디쓴 현실이다보니 호불호가 갈리는 면도 있습니다.

왼쪽은 레플리카, 오른쪽은 리갈 던전입니다. 한 눈에 봐도 차이가 보이죠.

 

2. 이번에도 경찰 이야기, 그러나 조금은 덜 딱딱하게

'미제사건은 끝내야 하니까' (이하 미제사건) 라는 이 게임은, 역시 주인공은 경찰입니다. 지난 사건의 진술을 계속 떠올려서 잊고 있었던 사건의 진상을 파악하는 것이 목적입니다. 

 

조금씩 대화를 수집하다보면 어느새 방대한 양의 진술이 쌓이게 됩니다. 이번 '미제사건'의 경우는 어려운 분석보다는 해시태그로 진술을 꼬리에 꼬리를 물듯이 따라가 열어 나갑니다. 그리고 중간 중간 자물쇠가 걸린 것들은 기존 진술을 통해 단서를 찾거나, 열쇠를 모아서 해금을 할 수 있습니다. '리갈 던전'에 비하면 많이 부드러워진 느낌입니다. 다만, 텍스트의 양이 많으니 글을 읽는 걸 좋아하신다면 다행이지만, 화면 가득히 글이 빼곡한 걸 싫어하신다면 조금은 힘들 수도 있겠다 하겠습니다.

 

글 속에서 해시태그를 추적하고 단서를 발견하다보면, 단서만으로 깰 수 없는 질문들이 있습니다. 이 때는 진술의 순서와 화자를 수정해줘야 합니다. 이 대화를 말한 사람은 누구인지, 이 대화가 나온 시점이 언제인지를 곰곰히 생각하고 그 위치로 옮겨줘야 합니다. 옳은 위치에 놓을 수록 열쇠가 쌓이고 그 열쇠로 열어야만 알 수 있는 이 사건의 진상이 있습니다. 텍스트가 많아도 2~3시간이면 충분히 그 진상을 유추할 수 있으니 '리갈 던전'에 비하면 많이 부드러워진 셈입니다.

SNS를 연상케 하는 화면과 해시태그, 계정태그가 익숙한 느낌을 줍니다.

3. '미제사건'을 추천하는 이유

'미제사건'에 나오는 진술들은 모두 뒤죽박죽입니다. 어느새 모든 진술을 다 이끌어냈다고 생각했을 때, 이 진술이 진실인지 확인해야 합니다. 왜 이 사건이 미제로 남았는지를 알게 되면, 적어도 '리갈 던전'에서 느낀 쓰디쓴 맛이나, '레플리카'에서 확인한 찝찝함과는 다른 아름다운 여운을 느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더 이야기하기에는 너무 스포일러이니, 스팀에서 저렴한 가격에 플레이 해보시길 꼭 권장합니다.

 

https://store.steampowered.com/app/2676840/_/?curator_clanid=35182344

 

미제사건은 끝내야 하니까

전경 경감 퇴직 후 12년. 어느 날 찾아온 젊은 경찰관. 그녀는 전경이 해결하지 못한 '서원이 실종사건'을 끝낼 수 있도록 도와 달라고 요청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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