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척 어드벤처의 마무리
드디어 끝났습니다. ‘대탈출: 더 스토리’의 대장정이 오늘 막을 내렸습니다.
금척을 찾아 떠난 다섯 번의 여정은 이번 시즌을 통해 완벽히 마무리되었고, 지난 몇 달간 퍼즐과 서사에 몰입했던 시간이 한 편의 영화처럼 스쳐 지나갔습니다. 방송 전까지만 해도 금척을 모두 모아 30년 뒤 재앙을 어떻게 막을지 궁금했는데, 결말에서 그 해답을 명확히 보여줘 속이 뻥 뚫리는 기분이었습니다.
광복절 기간에 맞춰 마무리된 이야기
마지막화에서 가장 먼저 눈에 띈 건 조선총독부 간판으로 시작하는 무대였습니다. 예고편에서 봤던 장면 그대로, 시즌 전체를 관통해온 역사적 배경의 절정을 향해 치닫는 상징적인 장치였죠. 이번 시즌의 스토리는 두 번째 에피소드를 제외하면 대부분 일제강점기의 단면을 보여주는 듯한 배경으로 진행되었습니다.
문화재 강탈, 어수선한 분위기를 틈탄 사이비 종교, 강제 부역 등 모든 이야기는 결국 “힘이 강해야 지배할 수 있다”는 일본 제국주의의 논리를 기반으로 하고 있었습니다. 이번 시즌의 빌런 이석정 역시 이런 사상에 감화되어 약육강식, 제국주의적 지배논리, 우생학을 내세웠습니다. 반대로 탈출러들이 보여준 건 사람들을 최대한 도우려는 의지, 바로 ‘홍익인간’이었죠.
전 시즌을 향한 오마주
이번 화에서 가장 반가웠던 장면 중 하나는 타임머신 TM-001의 재등장이었습니다. 시즌 내내 사용하던 TM-002가 아니라, 시즌 3에서 김태임이 개발했던 TM-001을 다시 사용하는 연출은 정말 좋은 선택이었어요. 심지어 타임머신 문의 비밀번호 단서가 따로 나오지 않은 것도 일종의 전 시즌에 대한 샤라웃처럼 느껴졌습니다. (저 역시 비밀번호를 기억하고 있었거든요!)
먼지와 거미줄로 뒤덮인 TM-001을 다시 보니, 마치 그동안 새로운 시즌을 기다리며 보낸 세월을 은유하는 것 같아 마음이 묘했습니다. 스토리 자체가 시즌 3의 파생이라는 점에서 개연성도 충분했고요.
사실 결말은 예상했다
이전 글에서 의뢰인이 악당일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언급했는데, 실제로 밝혀진 결말을 보고 크게 놀라지는 않았습니다. 다만, 반전을 드러내는 타이밍은 완전히 예상 밖이었어요. 시작하자마자 탈출러들을 위기로 몰아넣은 건 전혀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초반부터 강렬한 사건들을 연달아 터뜨리면서 시청자에게 “이 상황은 심각하다”는 긴장감을 주는 방식도 좋았어요.
오죽하면 강호동이 눈물을 훔칠 정도였을까요. 결국 이야기는 권선징악으로 마무리되었고, 무난하면서도 만족스러운 결말이었습니다.
감사한 것, 아쉬운 것, 바라는 것
모든 이야기가 끝나고 나니, “이번 시즌을 시청하길 정말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전 시즌처럼 파격적이고 압도적인 긴장감은 다소 줄었지만, 하나의 큰 서사를 완성하며 멤버들이 서로 협동하고 의지하는 모습은 여전히 반가웠어요. 특히 단서 하나를 여섯 명이 둘러앉아 “같이 보자” 하며 머리를 맞대는 장면은 전 시즌에서도 보기 힘든 따뜻한 순간이라 인상 깊었습니다.
아쉬운 점도 있었습니다. 새로 등장한 수퍼빔은 연출적으로 화려했지만, 그 시대 배경에서 보기엔 너무 현대적인 아이템처럼 느껴졌어요. 물론 긴 거리를 밝히기 위해선 필요했겠지만, 현실감을 해치는 부분이긴 했습니다. 코마스크는 KF94 인증마크가 있을 것만 같더군요.
그래도 바라는 게 있다면, 다시 한 번 시즌 2 시절의 디테일을 느낄 수 있는 날이 오기를 기대합니다. 요즘 TV 예능에서 보기 힘든, 순수하게 퍼즐과 몰입에 집중하는 콘텐츠였으니까요. 부유한 연예인들의 집 자랑이나 해외 힐링 여행기가 주류인 예능 사이에서, ‘대탈출’은 여전히 가뭄에 단비 같은 존재였습니다.
긴 여정을 준비한 제작진과 출연진 모두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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